2025/05/08 12

브랜드 흥망성쇠 (30) 브랜드 정체성을 다시 검토해보자

1. 정체성의 재해석 – 브랜드 철학을 잃지 않되, 시대에 맞게 말하라브랜드가 부활에 성공하기 위해 가장 먼저 충족해야 하는 조건은 정체성의 재해석이다. 과거에 소비자에게 사랑받았던 이유를 완전히 버리지 않고, 그것을 현재의 언어와 감성, 기술에 맞춰 새롭게 표현하는 일이다. 리바이스는 “청바지의 원조”라는 타이틀을 버리지 않았지만, 그것을 환경 윤리와 빈티지 감성으로 포장해 Z세대에게도 통하게 만들었다. 크록스 역시 “못생겼지만 편하다”는 기조는 유지하되, 지비츠 커스터마이징을 통해 개성의 상징으로 재해석했다.정체성을 재해석하지 않고 단순히 과거만 반복하면 싸이월드처럼 “추억만 소비되는 브랜드”로 머무르게 되고, 정체성을 완전히 지워버리면 프리챌처럼 “누구인지 모르는 브랜드”가 된다. 성공한 브랜드는 ..

브랜드 흥망성쇠 (29) 부활 타이밍의 중요성

1. 타이밍은 모든 부활 전략의 시작점이다브랜드 부활에서 가장 간과되기 쉬운 것은 바로 ‘언제 돌아올 것인가’다. 하지만 타이밍은 부활의 절반이다. 너무 이른 복귀는 시장과 소비자가 아직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자충수가 될 수 있고, 너무 늦은 복귀는 감성 자산의 소멸로 이어진다. 실제로 많은 브랜드가 “우리 브랜드를 기억하는 사람이 이제는 없다”는 판단 아래, 늦은 시점에 돌아와 아무 반응도 받지 못하고 사라졌다.반대로, 너무 빨리 돌아온 브랜드는 ‘과거 실패에 대한 정리’ 없이 서둘러 복귀해 신뢰를 회복하기는커녕, 또 다른 실패를 반복하는 경우가 많다. 싸이월드의 초기 복귀 시도는 서버 복구 문제와 미완성된 서비스 제공으로 신뢰를 잃었고, 이후 리런칭에도 부정적인 인식이 따라붙었다. 즉, 브랜드 부..

브랜드 흥망성쇠 (28) 인기 요인 파악의 중요성

1. “우리가 왜 사랑받았는지를 다시 공부했다”많은 브랜드가 실패 이후 가장 먼저 강조하는 공통 메시지는, 과거의 전성기를 복기하는 과정이다. 브랜드 부활은 새로운 아이템을 찾는 것이 아니라, 예전에 왜 소비자에게 사랑받았는지를 정확히 되짚는 일에서 출발한다. 크록스는 “사람들이 우리의 편안함을 기억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했고, 뉴발란스는 “우리가 기능 중심 브랜드였다는 걸 잊지 말자고 했다”고 밝혔다.이러한 접근은 단순한 과거 회상이 아니라, 핵심 가치 복원의 첫걸음이다. 브랜드는 애정을 얻었던 이유를 망각하는 순간부터 소비자와 멀어진다. 부활에 성공한 브랜드일수록, 첫 번째 전성기를 깊이 공부하고, 현재의 문법으로 그것을 번역해냈다. 이는 브랜드가 성장하면서도 본질을 잃지 않는 가장 중요한 전..

브랜드 흥망성쇠 (27) 지피지기 백전백승

1. 브랜드 진단 – 왜 망했는지를 정직하게 파악하라브랜드를 되살리려면 무엇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은, ‘왜 실패했는가’를 직면하는 일이다. 많은 브랜드가 부활을 시도하면서 과거의 실패 원인을 정확히 진단하지 않거나, 외부 요인만을 탓하는 실수를 범한다. 하지만 리바이스, GAP, H&M처럼 부활에 성공한 브랜드들은 내부의 한계, 소비자와의 거리, 시장 변화에 대한 둔감함 등을 스스로 인정하고 구조적으로 정비했다.예컨대 넷스케이프는 기술보다 운영 구조, 경쟁 전략, 수익 모델이 문제였고, 유니클로는 외교 이슈보다도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에서의 실수가 핵심이었다. 브랜드 진단은 단순히 ‘왜 잊혔는가’가 아니라 ‘왜 사람들은 더 이상 이 브랜드를 원하지 않았는가’를 정면에서 묻는 일이다. 이 과정을 생략하고 제품..

브랜드 흥망성쇠 (26) 시작은 소셜미디어 정비부터!

1. SNS는 브랜드 부활의 출발점이다브랜드가 다시 살아나기 위해 가장 먼저 확보해야 하는 건 관심과 대화다. 그리고 지금 이 대화의 무대는 인스타그램, 틱톡 같은 SNS다. 기존의 광고나 언론 PR이 일방향 소통이었다면, SNS는 소비자와의 양방향 관계를 통해 브랜드 감정선을 되살리는 플랫폼이다. 특히 부활을 노리는 브랜드라면, 이미 알려져 있지만 잊힌 이름이라는 점에서 스토리의 여지가 많아 SNS 활용 효과가 극대화된다.토이저러스는 매장 재개장 소식을 인스타그램에서 먼저 풀었고, 뉴발란스는 빈티지 감성 사진을 꾸준히 올리며 MZ세대에게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SNS는 브랜드가 새로 무엇을 한다고 말하기보다, 브랜드가 왜 돌아왔는지에 대한 정서적 설득력을 구축하는 장치다. 시각적 자산과 내러티브를 동..

브랜드 흥망성쇠 (25) MZ 세대를 공략하라

1. Z세대의 소비 세계관 – ‘기능’보다 ‘정체성’의 시대Z세대(1995~2010년 출생)는 단순한 기능이나 가격이 아닌, 브랜드가 보여주는 세계관과 메시지를 중요하게 여긴다. 이들은 자신이 소비하는 브랜드가 어떤 가치를 지향하는지, 자신과 어떤 감정적 연결이 있는지를 민감하게 바라본다. 따라서 브랜드는 단지 좋은 물건을 파는 것이 아니라, Z세대의 정체성을 대변하거나 해석해주는 역할까지 해야 한다.뉴발란스는 예전에는 ‘아재 운동화’로 인식되었지만, 최근에는 레트로 감성과 힙스터 이미지로 다시 포지셔닝되며 Z세대에게 사랑받고 있다. 크록스 역시 ‘못생긴 신발’에서 ‘내가 꾸민 나만의 신발’로 이미지 전환에 성공했다. 즉, Z세대에게 브랜드는 외부의 기준보다 내가 그 브랜드를 어떻게 해석하고 활용하는가에..

브랜드 흥망성쇠 (24) Oldies but Goodies

1. 레트로 감성의 힘 – 기억의 브랜드가 선택받는 이유최근 수년간 부활한 브랜드들의 공통점 중 하나는 ‘레트로 감성’의 활용이다. 크록스, 폴라로이드, 바람의 나라, 싸이월드, 버디버디 등은 모두 과거의 디자인, 문화, 정서를 복원하면서 그 시대를 살아온 세대의 감정을 다시 불러일으켰다. 특히 MZ세대는 직접적인 경험이 없더라도 복고풍의 시각적 요소나 ‘낯설게 느껴지는 단순함’에서 신선함을 느끼는 경향이 있다.레트로 감성은 단지 옛날 것을 다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그 당시의 ‘느낌’을 오늘의 채널과 문법으로 번역하는 작업이다. 크록스는 못생김을 ‘귀여움’으로, 버디버디는 낮은 해상도의 인터페이스를 ‘레트로 UX’로 포장했다. 브랜드는 소비자에게 “이건 네가 알던 그 감정이야”라고 말하며 감정적 신뢰..

브랜드 흥망성쇠 (23) 망한 브랜드도 살리는 5가지 전략

1. 감성의 복원 – 과거의 기억을 현재로 끌어오는 기술망한 브랜드가 다시 주목받는 첫 번째 공통 전략은 ‘감성의 복원’이다. 브랜드는 기억의 자산이다. 토이저러스, 싸이월드, 폴라로이드, 바람의 나라처럼 사람들이 한때 애정을 쏟았던 브랜드는 시간이 흘러도 정서적 연결을 유지하고 있다. 부활에 성공한 브랜드들은 이 점을 정확히 활용한다. 단지 과거의 디자인이나 UI를 복원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감정과 분위기를 현재의 언어로 재해석한다.예를 들어 바람의 나라: 연은 단순히 원작의 그래픽만 가져온 것이 아니라, 그 시절 플레이어들의 게임 패턴, 커뮤니티 중심 문화를 모바일에 맞춰 재현했다. 폴라로이드는 아날로그 감성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젊은 세대의 SNS 공유 욕구를 만족시킬 ..

브랜드 흥망성쇠 (22) MSN 메신저를 기억하십니까?

1. MSN 메신저의 전성기 – 전 세계가 연결되던 시절2000년대 초반, ‘인터넷 채팅’의 대명사는 단연 MSN 메신저였다. 당시엔 메일 주소와 메신저 계정이 동일한 구조였기 때문에, ‘핫메일을 만들면 곧 친구와 대화할 수 있는 창구’가 열렸다. 실시간 채팅, 상태 메시지, 이모티콘, 흔들기 기능 등은 디지털 네이티브가 아닌 세대에게도 쉽고 직관적으로 다가왔고, 특히 한국·미국·유럽권에서는 대학생과 직장인들 사이에서 필수 소통 툴로 자리잡았다.MSN 메신저는 단순한 기술 플랫폼이 아니라, 인터넷 시대의 정서적 접속 창구였다. 오프라인 상태에서도 ‘대화 상대 목록’을 들여다보며 누가 접속했는지를 확인하는 것 자체가 하나의 사회적 행위였고, 상태 메시지로 감정을 표현하거나, 특정 친구에게 이모티콘을 보내는..

브랜드 흥망성쇠 (21) 넷스케이프

1. 인터넷의 시작, 넷스케이프의 전성기1990년대 중반, 웹 브라우저 시장의 절대 강자는 넷스케이프였다. Mosaic 프로젝트에서 시작된 이 기술은 상업화되면서 Netscape Navigator라는 이름으로 탄생했고, 전 세계 수억 명이 이 브라우저를 통해 인터넷을 접했다. 직관적인 인터페이스, 비교적 빠른 속도, 웹 표준 지원 등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의 Internet Explorer보다 앞서 있었고, 브라우저 점유율 80%를 기록한 시기도 있었다.하지만 넷스케이프의 몰락은 너무도 빠르게 찾아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IE를 윈도우 운영체제에 기본 탑재하며, ‘공짜 브라우저’ 전략으로 시장을 잠식했다. 이에 따라 넷스케이프는 유료 판매 기반의 수익 모델을 유지할 수 없었고, 기술적으로도 빠르게 대응하지 못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