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경영 케이스 스터디

브랜드 흥망성쇠 (23) 망한 브랜드도 살리는 5가지 전략

fresh-info 2025. 5. 8. 16:24

 

브랜드 흥망성쇠 (22) 망한 브랜드도 살리는 5가지 전략

1. 감성의 복원 – 과거의 기억을 현재로 끌어오는 기술

망한 브랜드가 다시 주목받는 첫 번째 공통 전략은 ‘감성의 복원’이다. 브랜드는 기억의 자산이다. 토이저러스, 싸이월드, 폴라로이드, 바람의 나라처럼 사람들이 한때 애정을 쏟았던 브랜드는 시간이 흘러도 정서적 연결을 유지하고 있다. 부활에 성공한 브랜드들은 이 점을 정확히 활용한다. 단지 과거의 디자인이나 UI를 복원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감정과 분위기를 현재의 언어로 재해석한다.

예를 들어 바람의 나라: 연은 단순히 원작의 그래픽만 가져온 것이 아니라, 그 시절 플레이어들의 게임 패턴, 커뮤니티 중심 문화를 모바일에 맞춰 재현했다. 폴라로이드는 아날로그 감성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젊은 세대의 SNS 공유 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디자인과 기능을 결합했다. 감성 복원은 단순한 복고가 아닌, 감정을 오늘로 소환하는 재설계 작업이다.


2. 브랜드의 핵심 정체성을 유지하되 표현 방식만 바꿔라

많은 실패한 브랜드들은 리브랜딩 과정에서 아예 새롭게 보이려다 정체성을 잃는다. 하지만 성공적으로 부활한 브랜드들은 반대로 ‘본질은 유지하되, 표현은 바꾼다’는 전략을 선택했다. 리바이스는 청바지 브랜드라는 본질을 유지하면서도 친환경 패션과 빈티지 감성을 더했고, 뉴발란스는 기능성 중심 브랜드라는 뿌리는 그대로 둔 채, 90년대 레트로 감성으로 포장해 MZ세대와 연결되었다.

이처럼 브랜드가 가진 핵심 가치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없으면 ‘기억할 이유’가 사라진다. 단, 시대가 바뀐 만큼 기술, 미디어, 유통 방식은 새롭게 해석해야 한다. 넷스케이프가 그걸 하지 못해 사라졌다면, 파이어폭스는 오픈소스 철학이라는 정체성을 바탕으로 시대 흐름에 맞게 진화했다. 정체성은 뿌리고, 표현은 가지라는 원칙이 부활 전략의 두 번째 공통점이다.


3. 플랫폼과 유통 구조를 현실에 맞게 재설계하라

제품이나 브랜드 철학만 바뀌는 것이 아니라, 전달 방식도 완전히 바뀌어야 한다. 야후 재팬은 독자적인 유통 전략과 콘텐츠 큐레이션 방식으로 야후 본사의 몰락을 피했고, H&M은 오프라인 기반 구조에서 온라인 D2C, 지속 가능 패션 기반으로 유통 전략을 혁신했다. 리바이스 역시 오프라인 중심에서 온라인·SNS 마케팅·플래그십 경험 공간 중심으로 유통 재편을 단행했다.

과거에는 브랜드가 강력하면 유통은 따라왔다. 하지만 지금은 반대다. 유통의 접점이 먼저 존재하지 않으면 브랜드가 소비자와 만날 기회조차 없다. CU와 GS25가 도시락 시장에서 성공한 이유도, 브랜드 철학보다 전국적 유통망과 데이터 기반 재고 시스템이 먼저 갖춰졌기 때문이다. 브랜드 부활을 꿈꾼다면 유통과 전달 방식을 먼저 다시 설계해야 한다.


4. 살아남는 브랜드는 ‘속도’보다 ‘방향’을 본다

단기 매출 회복을 위한 마케팅 이벤트는 부활 전략이 될 수 없다. 크록스, GAP, 탑텐처럼 부활에 성공한 브랜드는 장기적인 방향성과 브랜드 철학 정립에 집중했다. 크록스는 촌스러운 디자인을 버리기보다, 개성으로 승화시키는 전략을 3~5년에 걸쳐 실행했다. GAP은 매장을 줄이고, ESG 기반 의류 전략과 로컬 감성 회복이라는 ‘방향’에 집중했다. 탑텐은 유니클로 불매의 반사이익만 쫓지 않고, 기초 의류 라인을 단단히 만들며 브랜드로 자립하려 노력 중이다.

속도전에서 이기기보다, 무엇을 지키며 어떻게 갈 것인가에 대한 기준을 가진 브랜드만이 살아남는다. 브랜드 회복은 ‘이슈’가 아니라 ‘과정’이고, 그 과정에서 소비자는 브랜드의 진정성을 평가한다. 감성 자산, 유통 채널, 콘텐츠 전략이 모두 그 방향성을 향하고 있어야 한다. 이 방향을 꾸준히 유지할 때 브랜드는 다시 소비자의 선택지에 올라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