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경영 케이스 스터디

브랜드 흥망성쇠 (28) 인기 요인 파악의 중요성

fresh-info 2025. 5. 8. 21:36

브랜드 흥망성쇠 (28) 인기 요인 파악의 중요성

1. “우리가 왜 사랑받았는지를 다시 공부했다”

많은 브랜드가 실패 이후 가장 먼저 강조하는 공통 메시지는, 과거의 전성기를 복기하는 과정이다. 브랜드 부활은 새로운 아이템을 찾는 것이 아니라, 예전에 왜 소비자에게 사랑받았는지를 정확히 되짚는 일에서 출발한다. 크록스는 “사람들이 우리의 편안함을 기억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했고, 뉴발란스는 “우리가 기능 중심 브랜드였다는 걸 잊지 말자고 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접근은 단순한 과거 회상이 아니라, 핵심 가치 복원의 첫걸음이다. 브랜드는 애정을 얻었던 이유를 망각하는 순간부터 소비자와 멀어진다. 부활에 성공한 브랜드일수록, 첫 번째 전성기를 깊이 공부하고, 현재의 문법으로 그것을 번역해냈다. 이는 브랜드가 성장하면서도 본질을 잃지 않는 가장 중요한 전략적 원칙 중 하나다.


2. “디자인과 유통, 우리부터 먼저 바꿨다”

디자인은 단순한 시각 요소가 아니라, 브랜드가 ‘지금의 시대에 적응할 의지가 있는가’를 보여주는 상징이다. 부활에 성공한 브랜드는 거의 예외 없이 로고, 패키지, 컬러 시스템, 온·오프라인 UI를 시대에 맞게 업데이트했다. 리바이스는 “패션은 계절이 바뀌면 옷이 바뀌듯, 시대가 바뀌면 청바지도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고, 파리바게뜨는 “공간 디자인 하나로도 브랜드 인식이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유통 역시 핵심이다. GAP은 “우린 너무 오프라인에 집착했다. 디지털 채널 없이는 다음 세대와 만날 수 없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고 밝혔고, 야후 재팬은 “콘텐츠를 큐레이션하기보다는, 플랫폼을 설계하는 쪽으로 전략을 전환했다”고 했다. 즉, 디자인은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말투고, 유통은 소비자와 만나는 장소라는 점에서, 부활의 가장 눈에 띄는 전술이 된다.


3. “우린 모든 걸 다 설명하지 않기로 했다”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모든 걸 설명하려 하면, 오히려 해석의 여지가 사라진다. 부활한 브랜드들은 예외 없이 ‘여백을 두는 전략’을 택했다. 크록스는 “못생긴 신발이란 말도 일종의 개성으로 수용하자고 결정했다”고 했고, 뉴발란스는 “로고의 위치나 폰트에까지 해석의 다양성을 열어둬야 MZ세대가 자기 스타일로 소화하더라”고 말했다.

이 접근은 SNS와 UGC 환경에서 특히 중요하다. 브랜드가 중심이 아니라, 소비자가 의미를 덧입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 파이어폭스는 “우린 철학만 제시한다. 나머지는 사용자가 우리를 해석할 수 있도록 열어둔다”고 했고, 싸이월드는 “모두가 같은 배경음악을 들을 필요는 없다. 각자의 감정으로 자기 미니홈피를 구성하게 하라”고 했다. 해석의 자유는 곧, 참여의 열망으로 연결된다.


4. “단기 성과를 포기하고, 방향만 지키기로 했다”

부활에 성공한 브랜드들의 인터뷰에서 빠지지 않는 메시지는 ‘속도보다 방향’이다. 이들은 하나같이 단기 매출보다 정체성 유지에 집중했다고 말한다. GAP은 “할인 경쟁에 뛰어들었다가 브랜드만 망가졌다. 돌아왔을 땐 그 유혹을 단호히 끊었다”고 밝혔고, H&M은 “ESG 중심 전략은 처음엔 손해였지만, 지금은 가장 안정적인 고객층을 만들어준다”고 강조했다.

탑텐은 “처음 유니클로 불매 때 매출이 오르자, 유사 제품을 쏟아내고 싶었지만, 우리만의 구조를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는 판단이 있었다”고 한다. 방향만 잃지 않으면 속도는 결국 따라온다. ‘조금 늦게 와도 된다. 다만, 옳은 방향으로만 가자’는 철학은 브랜드가 다시 신뢰받는 출발점이 된다. 소비자는 결국, 일관된 철학을 가진 브랜드를 기억하고 지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