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경영 케이스 스터디

브랜드 흥망성쇠 (30) 브랜드 정체성을 다시 검토해보자

fresh-info 2025. 5. 8. 23:40

 

브랜드 흥망성쇠 (30) 브랜드 정체성을 다시 검토해보자

1. 정체성의 재해석 – 브랜드 철학을 잃지 않되, 시대에 맞게 말하라

브랜드가 부활에 성공하기 위해 가장 먼저 충족해야 하는 조건은 정체성의 재해석이다. 과거에 소비자에게 사랑받았던 이유를 완전히 버리지 않고, 그것을 현재의 언어와 감성, 기술에 맞춰 새롭게 표현하는 일이다. 리바이스는 “청바지의 원조”라는 타이틀을 버리지 않았지만, 그것을 환경 윤리와 빈티지 감성으로 포장해 Z세대에게도 통하게 만들었다. 크록스 역시 “못생겼지만 편하다”는 기조는 유지하되, 지비츠 커스터마이징을 통해 개성의 상징으로 재해석했다.

정체성을 재해석하지 않고 단순히 과거만 반복하면 싸이월드처럼 “추억만 소비되는 브랜드”로 머무르게 되고, 정체성을 완전히 지워버리면 프리챌처럼 “누구인지 모르는 브랜드”가 된다. 성공한 브랜드는 모두 브랜드의 근본 가치를 유지하면서도, 그 메시지를 시대에 맞춰 번역하는 기술을 갖췄다. 부활은 리셋이 아니라 재구성이다.


2. 시스템의 재정비 – 감성보다 먼저 정비돼야 할 실체

감성 자극만으로는 브랜드는 오래가지 못한다. 소비자는 기억으로 브랜드에 관심을 가지지만, 시스템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실망하고 다시 이탈한다. 넷스케이프는 기술 경쟁력 없이 브랜드 이름만 유지하려 했기에 사라졌고, 반대로 야후 재팬은 독립된 콘텐츠 설계와 유통 전략, 구조 정비를 통해 본사와 달리 생존했다. 즉, 감성은 ‘진입’을 가능하게 하지만, 시스템은 ‘정착’을 만든다.

부활에 성공한 브랜드는 모두 내부부터 손봤다. 유통(예: GAP의 온라인 전환), UX(예: 바람의 나라: 연의 모바일 최적화), 디자인(예: 파리바게뜨의 공간 재구성), 제품 품질(예: 뉴발란스의 원단 업그레이드)까지 최소한의 기준 이상을 갖춘 뒤 복귀했다. 기술·조직·경영·디자인 시스템이 새롭게 짜이지 않으면, 부활은 허상에 그친다. 브랜드는 기억 속에서 돌아오는 게 아니라, 준비된 실체로 돌아와야 한다.


3. 팬과의 재결합 – 가장 먼저 돌아올 사람에게 집중하라

브랜드 부활에서 마지막이자 가장 결정적인 조건은 기존 팬을 다시 데려오는 설계다. 처음부터 새로운 소비자층을 겨냥하기보다, 예전에 브랜드를 좋아했던 사람들을 다시 돌아오게 만드는 전략이 중요하다. 바람의 나라: 연은 초기 유저들의 닉네임을 복구하고, 추억의 배경음악을 그대로 사용했으며, 크록스는 10대 시절에 신었던 경험이 있는 20~30대를 타깃으로 다시 홍보를 시작했다.

이들은 모두 “가장 나를 사랑했던 사람부터 다시 만나자”는 전략을 실천했고, 그 결과 충성도 높은 핵심 사용자가 브랜드의 재확산을 이끌어냈다. 브랜드는 팬이 있어야 콘텐츠가 되고, 콘텐츠가 있어야 바이럴이 된다. 틱톡, 인스타그램, 유튜브 숏츠에서 확산된 브랜드들의 이면에는 항상 이 **“팬 기반 재시동 전략”**이 작동하고 있었다. 부활은 시작이 아니라 재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