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경영 케이스 스터디

브랜드 흥망성쇠 (24) Oldies but Goodies

fresh-info 2025. 5. 8. 17:26

 

브랜드 흥망성쇠 (24) Oldies but Goodies

1. 레트로 감성의 힘 – 기억의 브랜드가 선택받는 이유

최근 수년간 부활한 브랜드들의 공통점 중 하나는 ‘레트로 감성’의 활용이다. 크록스, 폴라로이드, 바람의 나라, 싸이월드, 버디버디 등은 모두 과거의 디자인, 문화, 정서를 복원하면서 그 시대를 살아온 세대의 감정을 다시 불러일으켰다. 특히 MZ세대는 직접적인 경험이 없더라도 복고풍의 시각적 요소나 ‘낯설게 느껴지는 단순함’에서 신선함을 느끼는 경향이 있다.

레트로 감성은 단지 옛날 것을 다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그 당시의 ‘느낌’을 오늘의 채널과 문법으로 번역하는 작업이다. 크록스는 못생김을 ‘귀여움’으로, 버디버디는 낮은 해상도의 인터페이스를 ‘레트로 UX’로 포장했다. 브랜드는 소비자에게 “이건 네가 알던 그 감정이야”라고 말하며 감정적 신뢰를 되찾는다. 이처럼 감성 회복은 특히 정체성이 뚜렷한 브랜드에게 유효한 부활 전략이다.


2. 기술 혁신 중심 전략 – 신뢰를 회복하는 또 다른 길

레트로가 감정을 자극한다면, 기술 혁신은 기능적 신뢰를 회복하는 방식이다. 리바이스, H&M, LG전자, 야후 재팬 같은 브랜드들은 복고보다는 기술과 운영 전략의 혁신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쇄신했다. 리바이스는 친환경 데님 생산 기술을 내세우며 과거의 청바지 브랜드에서 지속가능한 패션 브랜드로 전환했고, LG전자는 스마트폰 철수를 기술적 자산 재배치로 전환하여 가전·모빌리티 중심 브랜드로 부활했다.

이 전략은 특히 B2B 브랜드, 기능 중심 소비재, 글로벌 대중 브랜드에서 효과적이다. 소비자는 과거 브랜드를 ‘감성’으로 기억하더라도, 현재 다시 선택하기 위해선 ‘기술력과 효율성’이라는 기준을 적용한다. GAP, 탑텐처럼 유통과 생산 구조를 재설계하고, 디지털 커머스 전환을 이룬 브랜드들도 이런 부활 방식의 대표 사례다. 감성이 아닌 기능과 시스템의 언어로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다.


3. 맥락에 따라 달라지는 유효 전략 – 브랜드 속성의 분기점

어떤 브랜드는 레트로 감성이 효과적이고, 어떤 브랜드는 기술 혁신이 더 맞는다. 중요한 건 브랜드 속성과 소비자의 기억 구조다. 감성 소비 중심의 브랜드, 강력한 팬덤 기반을 갖고 있는 브랜드, 정체성이 명확했던 브랜드는 레트로 전략에 유리하다. 반면 기술 기반 브랜드, 기능적 가치 중심 브랜드, 실용 소비 중심 제품은 기술 혁신 전략이 더 적합하다.

예를 들어, 싸이월드나 MSN 메신저는 사람들의 일상과 감정에 깊게 연결된 브랜드였기에, 단순히 서비스를 개선하는 것만으로는 부활이 어렵다. 감정을 되살려야 하기 때문이다. 반면 야후 재팬이나 H&M은 구조적 혁신을 통해 브랜드를 ‘다시 쓰게 만드는 이유’를 제공했다. 부활 전략은 결국 브랜드의 과거가 ‘기억 중심인가, 기능 중심인가’를 진단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4. 감성과 기술의 융합 – 성공 브랜드의 최종 공식

진정한 브랜드 부활은 결국 감성과 기술이 만날 때 완성된다. 뉴발란스는 편안한 기능성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레트로 감성으로 시각적 정체성을 재정립했다. 바람의 나라: 연은 고전 그래픽과 감성을 유지하면서도, 모바일 UX에 최적화된 시스템을 구현했다. 파이어폭스는 기술적 속도 경쟁에서는 밀렸지만, 오픈소스 정신이라는 철학을 기술 안에 녹여내면서 살아남았다.

이처럼 성공적인 브랜드 부활은 기억의 감정선과 기능의 현재성 사이의 균형 설계에 달려 있다. 어느 한쪽만 강조하면 일시적 관심은 끌 수 있지만, 지속적인 사용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소비자는 브랜드를 다시 선택할 때 “예전 그 감동”과 “지금의 이유”를 동시에 원한다. 결국 가장 강력한 브랜드 부활 전략은 레트로 감성 위에 기술 혁신을 세우는 통합형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