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 25

브랜드 흥망성쇠 (28) 인기 요인 파악의 중요성

1. “우리가 왜 사랑받았는지를 다시 공부했다”많은 브랜드가 실패 이후 가장 먼저 강조하는 공통 메시지는, 과거의 전성기를 복기하는 과정이다. 브랜드 부활은 새로운 아이템을 찾는 것이 아니라, 예전에 왜 소비자에게 사랑받았는지를 정확히 되짚는 일에서 출발한다. 크록스는 “사람들이 우리의 편안함을 기억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했고, 뉴발란스는 “우리가 기능 중심 브랜드였다는 걸 잊지 말자고 했다”고 밝혔다.이러한 접근은 단순한 과거 회상이 아니라, 핵심 가치 복원의 첫걸음이다. 브랜드는 애정을 얻었던 이유를 망각하는 순간부터 소비자와 멀어진다. 부활에 성공한 브랜드일수록, 첫 번째 전성기를 깊이 공부하고, 현재의 문법으로 그것을 번역해냈다. 이는 브랜드가 성장하면서도 본질을 잃지 않는 가장 중요한 전..

브랜드 흥망성쇠 (27) 지피지기 백전백승

1. 브랜드 진단 – 왜 망했는지를 정직하게 파악하라브랜드를 되살리려면 무엇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은, ‘왜 실패했는가’를 직면하는 일이다. 많은 브랜드가 부활을 시도하면서 과거의 실패 원인을 정확히 진단하지 않거나, 외부 요인만을 탓하는 실수를 범한다. 하지만 리바이스, GAP, H&M처럼 부활에 성공한 브랜드들은 내부의 한계, 소비자와의 거리, 시장 변화에 대한 둔감함 등을 스스로 인정하고 구조적으로 정비했다.예컨대 넷스케이프는 기술보다 운영 구조, 경쟁 전략, 수익 모델이 문제였고, 유니클로는 외교 이슈보다도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에서의 실수가 핵심이었다. 브랜드 진단은 단순히 ‘왜 잊혔는가’가 아니라 ‘왜 사람들은 더 이상 이 브랜드를 원하지 않았는가’를 정면에서 묻는 일이다. 이 과정을 생략하고 제품..

브랜드 흥망성쇠 (26) 시작은 소셜미디어 정비부터!

1. SNS는 브랜드 부활의 출발점이다브랜드가 다시 살아나기 위해 가장 먼저 확보해야 하는 건 관심과 대화다. 그리고 지금 이 대화의 무대는 인스타그램, 틱톡 같은 SNS다. 기존의 광고나 언론 PR이 일방향 소통이었다면, SNS는 소비자와의 양방향 관계를 통해 브랜드 감정선을 되살리는 플랫폼이다. 특히 부활을 노리는 브랜드라면, 이미 알려져 있지만 잊힌 이름이라는 점에서 스토리의 여지가 많아 SNS 활용 효과가 극대화된다.토이저러스는 매장 재개장 소식을 인스타그램에서 먼저 풀었고, 뉴발란스는 빈티지 감성 사진을 꾸준히 올리며 MZ세대에게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SNS는 브랜드가 새로 무엇을 한다고 말하기보다, 브랜드가 왜 돌아왔는지에 대한 정서적 설득력을 구축하는 장치다. 시각적 자산과 내러티브를 동..

브랜드 흥망성쇠 (25) MZ 세대를 공략하라

1. Z세대의 소비 세계관 – ‘기능’보다 ‘정체성’의 시대Z세대(1995~2010년 출생)는 단순한 기능이나 가격이 아닌, 브랜드가 보여주는 세계관과 메시지를 중요하게 여긴다. 이들은 자신이 소비하는 브랜드가 어떤 가치를 지향하는지, 자신과 어떤 감정적 연결이 있는지를 민감하게 바라본다. 따라서 브랜드는 단지 좋은 물건을 파는 것이 아니라, Z세대의 정체성을 대변하거나 해석해주는 역할까지 해야 한다.뉴발란스는 예전에는 ‘아재 운동화’로 인식되었지만, 최근에는 레트로 감성과 힙스터 이미지로 다시 포지셔닝되며 Z세대에게 사랑받고 있다. 크록스 역시 ‘못생긴 신발’에서 ‘내가 꾸민 나만의 신발’로 이미지 전환에 성공했다. 즉, Z세대에게 브랜드는 외부의 기준보다 내가 그 브랜드를 어떻게 해석하고 활용하는가에..

브랜드 흥망성쇠 (24) Oldies but Goodies

1. 레트로 감성의 힘 – 기억의 브랜드가 선택받는 이유최근 수년간 부활한 브랜드들의 공통점 중 하나는 ‘레트로 감성’의 활용이다. 크록스, 폴라로이드, 바람의 나라, 싸이월드, 버디버디 등은 모두 과거의 디자인, 문화, 정서를 복원하면서 그 시대를 살아온 세대의 감정을 다시 불러일으켰다. 특히 MZ세대는 직접적인 경험이 없더라도 복고풍의 시각적 요소나 ‘낯설게 느껴지는 단순함’에서 신선함을 느끼는 경향이 있다.레트로 감성은 단지 옛날 것을 다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그 당시의 ‘느낌’을 오늘의 채널과 문법으로 번역하는 작업이다. 크록스는 못생김을 ‘귀여움’으로, 버디버디는 낮은 해상도의 인터페이스를 ‘레트로 UX’로 포장했다. 브랜드는 소비자에게 “이건 네가 알던 그 감정이야”라고 말하며 감정적 신뢰..

브랜드 흥망성쇠 (23) 망한 브랜드도 살리는 5가지 전략

1. 감성의 복원 – 과거의 기억을 현재로 끌어오는 기술망한 브랜드가 다시 주목받는 첫 번째 공통 전략은 ‘감성의 복원’이다. 브랜드는 기억의 자산이다. 토이저러스, 싸이월드, 폴라로이드, 바람의 나라처럼 사람들이 한때 애정을 쏟았던 브랜드는 시간이 흘러도 정서적 연결을 유지하고 있다. 부활에 성공한 브랜드들은 이 점을 정확히 활용한다. 단지 과거의 디자인이나 UI를 복원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감정과 분위기를 현재의 언어로 재해석한다.예를 들어 바람의 나라: 연은 단순히 원작의 그래픽만 가져온 것이 아니라, 그 시절 플레이어들의 게임 패턴, 커뮤니티 중심 문화를 모바일에 맞춰 재현했다. 폴라로이드는 아날로그 감성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젊은 세대의 SNS 공유 욕구를 만족시킬 ..

브랜드 흥망성쇠 (22) MSN 메신저를 기억하십니까?

1. MSN 메신저의 전성기 – 전 세계가 연결되던 시절2000년대 초반, ‘인터넷 채팅’의 대명사는 단연 MSN 메신저였다. 당시엔 메일 주소와 메신저 계정이 동일한 구조였기 때문에, ‘핫메일을 만들면 곧 친구와 대화할 수 있는 창구’가 열렸다. 실시간 채팅, 상태 메시지, 이모티콘, 흔들기 기능 등은 디지털 네이티브가 아닌 세대에게도 쉽고 직관적으로 다가왔고, 특히 한국·미국·유럽권에서는 대학생과 직장인들 사이에서 필수 소통 툴로 자리잡았다.MSN 메신저는 단순한 기술 플랫폼이 아니라, 인터넷 시대의 정서적 접속 창구였다. 오프라인 상태에서도 ‘대화 상대 목록’을 들여다보며 누가 접속했는지를 확인하는 것 자체가 하나의 사회적 행위였고, 상태 메시지로 감정을 표현하거나, 특정 친구에게 이모티콘을 보내는..

브랜드 흥망성쇠 (21) 넷스케이프

1. 인터넷의 시작, 넷스케이프의 전성기1990년대 중반, 웹 브라우저 시장의 절대 강자는 넷스케이프였다. Mosaic 프로젝트에서 시작된 이 기술은 상업화되면서 Netscape Navigator라는 이름으로 탄생했고, 전 세계 수억 명이 이 브라우저를 통해 인터넷을 접했다. 직관적인 인터페이스, 비교적 빠른 속도, 웹 표준 지원 등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의 Internet Explorer보다 앞서 있었고, 브라우저 점유율 80%를 기록한 시기도 있었다.하지만 넷스케이프의 몰락은 너무도 빠르게 찾아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IE를 윈도우 운영체제에 기본 탑재하며, ‘공짜 브라우저’ 전략으로 시장을 잠식했다. 이에 따라 넷스케이프는 유료 판매 기반의 수익 모델을 유지할 수 없었고, 기술적으로도 빠르게 대응하지 못했..

브랜드 흥망성쇠 (20) 바람의 나라

1. 한국 온라인 게임의 원조, ‘바람의 나라’의 전성기1996년 상용화된 ‘바람의 나라’는 세계 최초의 그래픽 기반 MMORPG로, 한국 온라인 게임의 태동을 상징하는 타이틀이다. 고구려를 배경으로 한 독특한 세계관, 자유로운 커뮤니티 문화, 수십만 명이 동시에 접속한 서버 운영 등은 당시로선 혁신 그 자체였다. 텍스트 채팅 기반의 사회적 경험, 도트 그래픽의 친근함, 무한 사냥과 수련을 반복하는 구조는 90년대 말~2000년대 초 많은 이들의 추억이 되었다.하지만 2010년대 들어 게임 시장이 모바일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바람의 나라’는 점점 잊혀져갔다. 도트 그래픽은 구식으로 여겨졌고, 느린 성장 구조는 현대 유저들에게 맞지 않았다. 핵앤슬래시, 오픈월드, 자동사냥 등 새로운 트렌드가 유입되면서 바..

브랜드 흥망성쇠 (19) 야후 재팬

1. 글로벌 인터넷 황제, 야후의 몰락야후(Yahoo!)는 1990년대 말, 구글 이전의 인터넷을 지배하던 포털 제국이었다. 검색, 뉴스, 이메일, 메신저, 블로그, 카페 등 당시 사용 가능한 거의 모든 웹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하며 인터넷의 ‘시작 페이지’ 역할을 수행했다. 야후 메신저, 야후 이메일은 당시 젊은 세대에게 필수였고, 기업가치는 한때 1,250억 달러를 넘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영광은 2000년대 중반부터 빠르게 무너지기 시작했다.가장 큰 원인은 검색 알고리즘 경쟁에서 구글에 완패한 점이었다. 광고 수익 모델 역시 분산돼 있었고, 콘텐츠 큐레이션 중심의 포털 전략은 실시간성과 개인화를 강조하는 새로운 인터넷 환경과 맞지 않았다. 혁신이 없는 플랫폼, M&A 실패, 경영 리더십 부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