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 25

브랜드 흥망성쇠 (18) 리바이스의 추락과 부활

1. 전 세계가 사랑했던 청바지 브랜드, 리바이스의 추락리바이스는 세계 최초의 청바지 브랜드이자, 20세기 미국 대중문화의 상징 중 하나였다. 501 모델은 단순한 의복이 아닌 문화적 아이콘으로 자리잡았고, 전 세계 젊은이들이 ‘청춘’과 ‘자유’를 상징하는 아이템으로 리바이스를 착용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리바이스의 위상은 급속히 흔들리기 시작했다. 디자인의 고루함, 트렌드에 뒤처진 상품 구성, 가격 대비 낮은 감성 만족도 등 다양한 문제점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무엇보다 심각했던 건, ‘리바이스 = 청바지’라는 이미지가 더 이상 설득력을 가지지 못한 점이었다. 저가 SPA 브랜드들의 대거 등장과 프리미엄 데님 브랜드들의 확산 속에서 리바이스는 포지셔닝을 잃었고, 소비자들 사이에선 “리바이스는 이..

브랜드 흥망성쇠 (17) 뉴발란스 AZ에서 MZ로

1. 뉴발란스의 한때 이미지 – 기능성 중심의 ‘아재 브랜드’뉴발란스는 원래 러닝화 전문 브랜드로 시작했으며, 미국 제조 기반의 견고한 품질과 편안한 착화감을 강점으로 내세워왔다. 2000년대까지는 주로 중년 남성층, 운동 애호가들 사이에서 실용적인 신발로 통했으며, 디자인보다는 기능성과 내구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로 인해 젊은 세대에게는 ‘촌스럽고 투박한 운동화’라는 이미지가 따라붙었다. 특히 브랜드 로고인 ‘N’은 인지도는 있었지만, 패션적 상징성은 약했고, 나이키·아디다스·컨버스 등과 비교해 트렌디함에서는 밀린다는 평가가 많았다. 뉴발란스는 시장점유율은 유지했지만, 감성적 매력이나 소셜미디어 기반 확산력에서는 한계가 분명했다. 이 시기의 뉴발란스는 철저히 ‘기능 중심 브랜드’였고, 젊은 소비..

브랜드 흥망성쇠 (16) 유니클로의 위기 극복 방식

1. 유니클로의 위기 – 정치적 이슈가 불러온 소비자 외면유니클로는 2010년대 한국에서 가장 강력한 SPA 브랜드였다. 합리적인 가격, 안정적인 품질, 계절별로 업데이트되는 기초 의류 중심의 라인업은 대중적인 호응을 얻었다. 특히 히트텍, 에어리즘 등의 기술 기반 기능성 제품은 큰 인기를 끌며 ‘기본템은 유니클로’라는 인식을 만들었다. 그러나 2019년, 일본의 수출 규제 및 역사 인식 관련 발언 등으로 촉발된 불매운동은 유니클로에 직격탄이 되었다. 이전까지는 '가성비' 하나로 승승장구했지만, 브랜드의 정체성과 윤리성에 대한 소비자 요구가 높아지면서 유니클로는 빠르게 외면받았다. 일부 점포는 문을 닫았고, 매장 앞에는 항의 시위가 벌어졌으며, 온라인 상에서도 대체 브랜드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었다. 유니..

브랜드 흥망성쇠 (15) 패션 브랜드 H&M의 생존 스토리

1. 패스트패션의 상징 H&M, 재고에 무너진다H&M은 패스트패션의 대표 주자로 2000년대 전 세계를席권했다. 빠른 상품 회전율과 저렴한 가격, 트렌디한 디자인으로 ZARA와 함께 글로벌 시장을 이끌었고, 2010년대 중반까지는 거의 독점적인 위치를 확보했다. 그러나 이 성공은 오래가지 않았다. 수요 예측 실패, 과잉 생산, 트렌드 변화에 대한 반응 지연 등으로 인해 막대한 재고가 쌓이기 시작했다. 2018년, H&M은 약 40억 달러 규모의 미판매 재고를 안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위기의 서막을 알렸다. 과잉 재고 문제는 단순히 수익성 악화에 그치지 않고, 브랜드 이미지에도 큰 타격을 입혔다. 패스트패션이 가진 ‘저렴하고 빠른 소비’는 점차 환경파괴, 노동 착취 등의 문제로 이어졌고, H&M은 그 ..

브랜드 흥망성쇠 (14) 갭 (GAP)의 몰락과 부활

1. 한때 모든 미국인의 브랜드였던 GAP의 몰락갭(GAP)은 1990년대 미국에서 가장 대중적인 의류 브랜드였다. ‘깔끔한 기본 스타일’이라는 정체성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누구나 쉽게 입을 수 있는 브랜드라는 인식을 만들어냈고, 미국 중산층의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특히 고급도 저가도 아닌 ‘합리적 가격에 기본을 잘 만드는 브랜드’라는 이미지로 유니클로보다 먼저 글로벌 SPA(제조·유통 일괄) 모델을 선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 이후, GAP의 브랜드 감도는 급속도로 하락하기 시작했다. 트렌드에 둔감한 디자인, 애매한 가격 포지션, 소비자의 정체성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 브랜드 전략이 겹치며 GAP은 ‘촌스럽고 식상한 브랜드’라는 낙인을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패션 산업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