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경영 케이스 스터디 34

브랜드 흥망성쇠 (24) Oldies but Goodies

1. 레트로 감성의 힘 – 기억의 브랜드가 선택받는 이유최근 수년간 부활한 브랜드들의 공통점 중 하나는 ‘레트로 감성’의 활용이다. 크록스, 폴라로이드, 바람의 나라, 싸이월드, 버디버디 등은 모두 과거의 디자인, 문화, 정서를 복원하면서 그 시대를 살아온 세대의 감정을 다시 불러일으켰다. 특히 MZ세대는 직접적인 경험이 없더라도 복고풍의 시각적 요소나 ‘낯설게 느껴지는 단순함’에서 신선함을 느끼는 경향이 있다.레트로 감성은 단지 옛날 것을 다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그 당시의 ‘느낌’을 오늘의 채널과 문법으로 번역하는 작업이다. 크록스는 못생김을 ‘귀여움’으로, 버디버디는 낮은 해상도의 인터페이스를 ‘레트로 UX’로 포장했다. 브랜드는 소비자에게 “이건 네가 알던 그 감정이야”라고 말하며 감정적 신뢰..

브랜드 흥망성쇠 (23) 망한 브랜드도 살리는 5가지 전략

1. 감성의 복원 – 과거의 기억을 현재로 끌어오는 기술망한 브랜드가 다시 주목받는 첫 번째 공통 전략은 ‘감성의 복원’이다. 브랜드는 기억의 자산이다. 토이저러스, 싸이월드, 폴라로이드, 바람의 나라처럼 사람들이 한때 애정을 쏟았던 브랜드는 시간이 흘러도 정서적 연결을 유지하고 있다. 부활에 성공한 브랜드들은 이 점을 정확히 활용한다. 단지 과거의 디자인이나 UI를 복원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감정과 분위기를 현재의 언어로 재해석한다.예를 들어 바람의 나라: 연은 단순히 원작의 그래픽만 가져온 것이 아니라, 그 시절 플레이어들의 게임 패턴, 커뮤니티 중심 문화를 모바일에 맞춰 재현했다. 폴라로이드는 아날로그 감성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젊은 세대의 SNS 공유 욕구를 만족시킬 ..

브랜드 흥망성쇠 (22) MSN 메신저를 기억하십니까?

1. MSN 메신저의 전성기 – 전 세계가 연결되던 시절2000년대 초반, ‘인터넷 채팅’의 대명사는 단연 MSN 메신저였다. 당시엔 메일 주소와 메신저 계정이 동일한 구조였기 때문에, ‘핫메일을 만들면 곧 친구와 대화할 수 있는 창구’가 열렸다. 실시간 채팅, 상태 메시지, 이모티콘, 흔들기 기능 등은 디지털 네이티브가 아닌 세대에게도 쉽고 직관적으로 다가왔고, 특히 한국·미국·유럽권에서는 대학생과 직장인들 사이에서 필수 소통 툴로 자리잡았다.MSN 메신저는 단순한 기술 플랫폼이 아니라, 인터넷 시대의 정서적 접속 창구였다. 오프라인 상태에서도 ‘대화 상대 목록’을 들여다보며 누가 접속했는지를 확인하는 것 자체가 하나의 사회적 행위였고, 상태 메시지로 감정을 표현하거나, 특정 친구에게 이모티콘을 보내는..

브랜드 흥망성쇠 (21) 넷스케이프

1. 인터넷의 시작, 넷스케이프의 전성기1990년대 중반, 웹 브라우저 시장의 절대 강자는 넷스케이프였다. Mosaic 프로젝트에서 시작된 이 기술은 상업화되면서 Netscape Navigator라는 이름으로 탄생했고, 전 세계 수억 명이 이 브라우저를 통해 인터넷을 접했다. 직관적인 인터페이스, 비교적 빠른 속도, 웹 표준 지원 등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의 Internet Explorer보다 앞서 있었고, 브라우저 점유율 80%를 기록한 시기도 있었다.하지만 넷스케이프의 몰락은 너무도 빠르게 찾아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IE를 윈도우 운영체제에 기본 탑재하며, ‘공짜 브라우저’ 전략으로 시장을 잠식했다. 이에 따라 넷스케이프는 유료 판매 기반의 수익 모델을 유지할 수 없었고, 기술적으로도 빠르게 대응하지 못했..

브랜드 흥망성쇠 (20) 바람의 나라

1. 한국 온라인 게임의 원조, ‘바람의 나라’의 전성기1996년 상용화된 ‘바람의 나라’는 세계 최초의 그래픽 기반 MMORPG로, 한국 온라인 게임의 태동을 상징하는 타이틀이다. 고구려를 배경으로 한 독특한 세계관, 자유로운 커뮤니티 문화, 수십만 명이 동시에 접속한 서버 운영 등은 당시로선 혁신 그 자체였다. 텍스트 채팅 기반의 사회적 경험, 도트 그래픽의 친근함, 무한 사냥과 수련을 반복하는 구조는 90년대 말~2000년대 초 많은 이들의 추억이 되었다.하지만 2010년대 들어 게임 시장이 모바일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바람의 나라’는 점점 잊혀져갔다. 도트 그래픽은 구식으로 여겨졌고, 느린 성장 구조는 현대 유저들에게 맞지 않았다. 핵앤슬래시, 오픈월드, 자동사냥 등 새로운 트렌드가 유입되면서 바..

브랜드 흥망성쇠 (19) 야후 재팬

1. 글로벌 인터넷 황제, 야후의 몰락야후(Yahoo!)는 1990년대 말, 구글 이전의 인터넷을 지배하던 포털 제국이었다. 검색, 뉴스, 이메일, 메신저, 블로그, 카페 등 당시 사용 가능한 거의 모든 웹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하며 인터넷의 ‘시작 페이지’ 역할을 수행했다. 야후 메신저, 야후 이메일은 당시 젊은 세대에게 필수였고, 기업가치는 한때 1,250억 달러를 넘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영광은 2000년대 중반부터 빠르게 무너지기 시작했다.가장 큰 원인은 검색 알고리즘 경쟁에서 구글에 완패한 점이었다. 광고 수익 모델 역시 분산돼 있었고, 콘텐츠 큐레이션 중심의 포털 전략은 실시간성과 개인화를 강조하는 새로운 인터넷 환경과 맞지 않았다. 혁신이 없는 플랫폼, M&A 실패, 경영 리더십 부재..

브랜드 흥망성쇠 (18) 리바이스의 추락과 부활

1. 전 세계가 사랑했던 청바지 브랜드, 리바이스의 추락리바이스는 세계 최초의 청바지 브랜드이자, 20세기 미국 대중문화의 상징 중 하나였다. 501 모델은 단순한 의복이 아닌 문화적 아이콘으로 자리잡았고, 전 세계 젊은이들이 ‘청춘’과 ‘자유’를 상징하는 아이템으로 리바이스를 착용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리바이스의 위상은 급속히 흔들리기 시작했다. 디자인의 고루함, 트렌드에 뒤처진 상품 구성, 가격 대비 낮은 감성 만족도 등 다양한 문제점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무엇보다 심각했던 건, ‘리바이스 = 청바지’라는 이미지가 더 이상 설득력을 가지지 못한 점이었다. 저가 SPA 브랜드들의 대거 등장과 프리미엄 데님 브랜드들의 확산 속에서 리바이스는 포지셔닝을 잃었고, 소비자들 사이에선 “리바이스는 이..

브랜드 흥망성쇠 (17) 뉴발란스 AZ에서 MZ로

1. 뉴발란스의 한때 이미지 – 기능성 중심의 ‘아재 브랜드’뉴발란스는 원래 러닝화 전문 브랜드로 시작했으며, 미국 제조 기반의 견고한 품질과 편안한 착화감을 강점으로 내세워왔다. 2000년대까지는 주로 중년 남성층, 운동 애호가들 사이에서 실용적인 신발로 통했으며, 디자인보다는 기능성과 내구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로 인해 젊은 세대에게는 ‘촌스럽고 투박한 운동화’라는 이미지가 따라붙었다. 특히 브랜드 로고인 ‘N’은 인지도는 있었지만, 패션적 상징성은 약했고, 나이키·아디다스·컨버스 등과 비교해 트렌디함에서는 밀린다는 평가가 많았다. 뉴발란스는 시장점유율은 유지했지만, 감성적 매력이나 소셜미디어 기반 확산력에서는 한계가 분명했다. 이 시기의 뉴발란스는 철저히 ‘기능 중심 브랜드’였고, 젊은 소비..

브랜드 흥망성쇠 (16) 유니클로의 위기 극복 방식

1. 유니클로의 위기 – 정치적 이슈가 불러온 소비자 외면유니클로는 2010년대 한국에서 가장 강력한 SPA 브랜드였다. 합리적인 가격, 안정적인 품질, 계절별로 업데이트되는 기초 의류 중심의 라인업은 대중적인 호응을 얻었다. 특히 히트텍, 에어리즘 등의 기술 기반 기능성 제품은 큰 인기를 끌며 ‘기본템은 유니클로’라는 인식을 만들었다. 그러나 2019년, 일본의 수출 규제 및 역사 인식 관련 발언 등으로 촉발된 불매운동은 유니클로에 직격탄이 되었다. 이전까지는 '가성비' 하나로 승승장구했지만, 브랜드의 정체성과 윤리성에 대한 소비자 요구가 높아지면서 유니클로는 빠르게 외면받았다. 일부 점포는 문을 닫았고, 매장 앞에는 항의 시위가 벌어졌으며, 온라인 상에서도 대체 브랜드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었다. 유니..

브랜드 흥망성쇠 (15) 패션 브랜드 H&M의 생존 스토리

1. 패스트패션의 상징 H&M, 재고에 무너진다H&M은 패스트패션의 대표 주자로 2000년대 전 세계를席권했다. 빠른 상품 회전율과 저렴한 가격, 트렌디한 디자인으로 ZARA와 함께 글로벌 시장을 이끌었고, 2010년대 중반까지는 거의 독점적인 위치를 확보했다. 그러나 이 성공은 오래가지 않았다. 수요 예측 실패, 과잉 생산, 트렌드 변화에 대한 반응 지연 등으로 인해 막대한 재고가 쌓이기 시작했다. 2018년, H&M은 약 40억 달러 규모의 미판매 재고를 안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위기의 서막을 알렸다. 과잉 재고 문제는 단순히 수익성 악화에 그치지 않고, 브랜드 이미지에도 큰 타격을 입혔다. 패스트패션이 가진 ‘저렴하고 빠른 소비’는 점차 환경파괴, 노동 착취 등의 문제로 이어졌고, H&M은 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