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 13

브랜드 흥망성쇠 (3) 블랙베리의 몰락과 부활

1. 블랙베리 몰락의 시작 – 스마트폰 시대의 잊힌 챔피언한때 블랙베리는 전 세계 비즈니스맨의 상징이었다. 키보드가 달린 견고한 디자인, 강력한 이메일 동기화 기능, 그리고 무엇보다도 뛰어난 모바일 보안성은 기업과 정부 기관이 블랙베리를 선택하는 결정적 이유였다. 하지만 아이폰의 등장과 함께 스마트폰 시장은 터치스크린 기반의 iOS·안드로이드 양강 구도로 급변했다. 블랙베리는 물리 키보드와 자체 OS에 집착한 결과, 변화에 둔감한 ‘늙은 브랜드’로 낙인찍혔고, 결국 2016년 자사 스마트폰 제조 사업을 철수하며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듯했다.블랙베리의 몰락은 단순한 제품 실패가 아니라, 기술 전환기에 적절한 전략적 변화를 시도하지 못한 조직 구조의 한계였다. ‘기업용 시장’이라는 틈새에 안주한 채 대중성과..

브랜드 흥망성쇠 (2) 일본 건담 프라모델 시장의 힘

1. ‘프라모델’ 그 이상의 문화 자산, 건담의 세계적 확산건담 프라모델, 흔히 ‘건프라’로 불리는 이 조립 완구는 단순한 장난감을 넘어 하나의 문화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1979년 방영된 애니메이션 《기동전사 건담》은 일본 내 SF 애니메이션의 전환점이었고, 이를 바탕으로 한 프라모델 상품은 반다이의 전략적 기획에 의해 출시되었다. 이 제품은 단순히 조립 후 진열하는 완구가 아닌, 소비자가 직접 손으로 조립하고 색칠하며 자신의 스타일대로 완성하는 창작의 경험을 제공했다.특히 2000년대 이후 일본 외 지역에서의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건프라는 미국, 동남아, 유럽 등지의 애니메이션 팬들에게도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POP 컬처’와 ‘DIY 문화’의 확산은 건프라를 세계적인 창작 소비재로 끌..

브랜드 흥망성쇠 (1) 토이저러스는 어떻게 망하고 부활했는가

1. 세계 최대 장난감 유통 기업의 전성기와 위기토이저러스 전성기, 유통 구조, 온라인 전환 실패 토이저러스(Toys“R”Us)는 한때 전 세계 장난감 유통의 중심이자, 소매 업계의 상징적인 브랜드였다. 1957년 미국 뉴저지에서 시작된 이 기업은 '토이 슈퍼마켓'이라는 혁신적 개념을 도입해 빠르게 성장했다. 1980년대에는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하며 정점을 찍었고, 아이들에게는 '꿈의 공간', 부모에게는 '안전한 쇼핑처'로 인식됐다. 그러나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분위기는 급변했다. 아마존, 월마트 등 대형 리테일러들이 온라인 쇼핑에 박차를 가하는 동안, 토이저러스는 여전히 오프라인 매장에 의존하는 전략을 고수했다. 특히 아마존과의 독점 온라인 유통 계약(20002006)은 결과적으로 자사 플랫폼 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