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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B는 위아래 구분의 필요성

1. 모두가 겪어본 불편함USB를 처음 꽂을 때, 대부분 사람은 한 번에 성공하지 못한다.대부분 한 번은 틀리게 꽂고, 다시 뒤집는다.‘50% 확률인데 왜 항상 반대로 끼우는 걸까’라는 농담은 이제 흔하다.그런데 질문해보자. 왜 USB는 위아래 방향이 구분되어 있을까?양면 모두 인식되는 방식으로 만들 수도 있었을 텐데,왜 그렇게 설계되지 않았을까? 2. 초기 USB 표준의 역사와 설계 우선순위USB(Universal Serial Bus)는 1996년, 인텔을 중심으로플러그 앤 플레이를 지원하는 범용 직렬 버스 표준으로 탄생했다.당시 목표는 ‘쉽게 연결되고,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며, 저렴한 인터페이스’를 만드는 것이었다.이때 기술적으로 중요한 3가지 요소는 다음과 같았다:제조 단가의 최소화전력 공급을 ..

통화버튼은 녹색이라 좋은 점

1. 색상은 기능을 말한다스마트폰 통화 화면에서 가장 눈에 잘 띄는 버튼은 바로 ‘통화 시작’ 버튼이다. 거의 대부분의 제조사에서 이 버튼은 녹색이다. 반대로, 통화를 종료하거나 수신 거절을 나타내는 버튼은 붉은색으로 표시된다. 우리는 이 구조에 익숙해져 있지만, 한 번쯤 생각해보자. 왜 ‘녹색’일까? 녹색은 단순한 디자인적 선택이 아니라, 인지 심리학과 사용자 경험 디자인(UX)의 결과물이다. 이 색은 오랜 시간 동안 ‘허용’, ‘진입’, ‘시작’과 같은 의미로 사용되어 왔으며, 인간의 시각적 반응 특성과 문화적 학습을 동시에 반영한 결과다. 2. 신호등과 군대에서 유래한 녹색의 의미녹색은 수많은 일상 환경에서 ‘진행’을 의미하는 대표적 색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교통신호등이다. 차량과 보행자는 녹색 ..

마우스의 오른손잡이 기준 유래

1. 일상 속 비대칭, 누구를 위한 설계인가 컴퓨터를 사용할 때 가장 필수적인 입력 장치 중 하나인 마우스.그런데 유심히 보면, 시중에 유통 되는 대부분의 마우스는오른손잡이 기준으로 설계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특히 인체공학적(Ergonomic) 마우스의 경우,디자인 자체가 오른손 사용에 최적화되어 있어 왼손잡이는 사용할 수조차 없다.이처럼 중요한 입력 장치가 전체 인구의 약 10%에 달하는 왼손잡이를제외한 구조로 대중화된 이유는 무엇일까?단순히 ‘사람이 많아서’일까? 아니면 더 복합적인 산업적, 문화적 배경이 존재할까?이번 글에서는 마우스가 오른손 중심으로 설계되게 된 배경과,그에 따라 파생된 사용자 경험 및 산업적 영향에 대해 자세히 다뤄본다.2. 오른손잡이가 기준이 된 역사적 배경인류는 오랜..

정수기에서 물이 느려지는 진짜 이유 – 내부 구조와 해결법

1. 정수기 물줄기가 줄어드는 순간, 무엇이 문제일까?매일 쓰는 정수기에서 어느 날 갑자기 물이 느리게 나온다면,대부분 사람은 ‘필터 교체 시기인가?’라고 생각한다.하지만 물 흐름 속도 저하는 단순히 필터 문제만이 아니다.정수기의 내부 구조, 수압, 배관 상태, 사용 환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생긴다.정수기는 외부에서 물을 들여와 저장 또는 직수 방식으로사용자가 누를 때 물을 내보낸다.이 구조는 굉장히 단순해 보이지만, 내부는여과 → 저장 또는 직수 → 유량조절 → 토출이렇게 4단계로 이루어져 있고,이 각 단계마다 속도 저하의 원인이 숨어 있다. 2. 정수기 내부의 핵심 구조, 어떻게 물이 흐르는가?2-1. 직수형과 저장형의 구조 차이직수형 정수기는 수도관에서 직접 물을 받아 바로 여과 후 토출저장형 ..

브랜드에 대한 인식전환 필요성

1. 브랜드는 기억 속에서 죽지 않는다 한때 사랑받았던 브랜드는 사라져도 완전히 없어지지 않는다. 사람들의 기억 속에, 일상 속에, 어딘가에 남아 있다. 그것은 제품 그 자체가 아니라, 그 브랜드와 함께했던 감정, 이야기, 순간들이다. 싸이월드는 그 시절 친구들과 나눈 말풍선이 남아 있었고, 바람의 나라는 첫 캐릭터 이름을 기억하는 유저들이 있었다. 브랜드는 기술보다 감정 속에서 더 오래 산다.부활이 가능하다는 건, 한때 존재했던 의미가 아직도 누군가에게 살아 있다는 증거다. 브랜드는 단순한 비즈니스가 아니라, 사회적 기억이다. 그 기억은 조심스럽게 꺼내고, 진심으로 다시 말 걸어야 살아난다. 그래서 부활은 단지 ‘제품 재출시’가 아니라, 다시 대화하는 일이다. 2. 실패는 종말이 아니라 전환의 타이..

브랜드 재기 이후 반드시 점검해야 할 5가지 사항

1. 돌아온 다음이 진짜 시작 – 부활은 끝이 아니라 입장권브랜드가 ‘부활했다’고 해서 끝난 것이 아니다. 브랜드 부활은 다시 살아날 기회를 얻은 것이지, 자동으로 예전처럼 회복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이 시점부터가 진짜 게임의 시작이다. 많은 브랜드가 리런칭 직후 일시적으로 관심을 받고 다시 급락하는 이유는, ‘돌아온 후의 설계’가 없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싸이월드는 초기에 미니홈피 콘텐츠 복원에 성공하며 주목받았지만, 이후 정체성 확장과 서비스 개선 없이 정체되면서 다시 잊히기 시작했다. 반면 바람의 나라: 연은 부활 직후에도 신규 콘텐츠, 커뮤니티 운영, 밸런스 패치 등 지속적인 업데이트 플랜을 준비해두고 있어 안정적인 유저 유지가 가능했다. 브랜드는 부활 직후의 ‘온도’를 빠르게 유지 가능한..

한번 실패한 브랜드라면 반복하지 말아야 할 실수 7가지

1. 실패의 반복 – 바꾸지 않은 채 돌아오면 더 망한다브랜드가 다시 실패하는 가장 흔한 이유는 과거 실패의 원인을 제대로 정리하지 않은 채 복귀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유행이 바뀌었으니 다시 해보자", "그때는 타이밍이 안 좋았어" 같은 낙관은 전략이 될 수 없다.프리챌은 플랫폼 구조와 UX를 바꾸지 않고 감성만 강조한 채 돌아왔고, 싸이월드는 기능 복원보다 미니홈피 콘텐츠만 앞세우다 초기에 유저 이탈이 반복되었다. 바뀐 게 없으면 부활도 없다. 브랜드는 과거와 무엇이 다르냐를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그때 그 시절"만 강조하는 브랜드는 현재가 비어 있는 브랜드로 보이기 쉽다. 부활이 아니라 부활 ‘놀이’로 소비되고 사라진다. 가장 큰 실수는, 감정만 회복하고 시스템은 그대로인 것이다. 복귀는 ..

브랜드 재기를 위한 사전점검 리스트

브랜드 재기를 위한 사전점검 리스트 1. 리브랜딩의 시작 – 내부 구조와 시장 맥락 점검 항목브랜드를 되살리는 첫 단계는 감정도, 광고도 아니다. 먼저 내부와 시장을 정직하게 점검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다음 5가지는 리브랜딩 전 반드시 확인해야 할 기초 체크리스트다. 1. 브랜드의 최근 3년간 매출/고객 데이터는 무엇을 말해주는가? 2. 실패 원인을 외부(정치, 시대, 경쟁)와 내부(품질, 전략, 구조)로 나누어 분석했는가? 3. 여전히 이 브랜드를 기억하고 있는 고객군은 존재하는가? 4. 현재 시장에서 이 브랜드가 들어갈 자리는 실제로 있는가? 5. 지금 돌아와야 하는 ‘시장 타이밍’이 맞는가? 이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건 자기 객관화다. 내부가 진단되지 않은 상태에서 외부 마케팅을 시작하면, 브랜드는..

브랜드 흥망성쇠 (30) 브랜드 정체성을 다시 검토해보자

1. 정체성의 재해석 – 브랜드 철학을 잃지 않되, 시대에 맞게 말하라브랜드가 부활에 성공하기 위해 가장 먼저 충족해야 하는 조건은 정체성의 재해석이다. 과거에 소비자에게 사랑받았던 이유를 완전히 버리지 않고, 그것을 현재의 언어와 감성, 기술에 맞춰 새롭게 표현하는 일이다. 리바이스는 “청바지의 원조”라는 타이틀을 버리지 않았지만, 그것을 환경 윤리와 빈티지 감성으로 포장해 Z세대에게도 통하게 만들었다. 크록스 역시 “못생겼지만 편하다”는 기조는 유지하되, 지비츠 커스터마이징을 통해 개성의 상징으로 재해석했다.정체성을 재해석하지 않고 단순히 과거만 반복하면 싸이월드처럼 “추억만 소비되는 브랜드”로 머무르게 되고, 정체성을 완전히 지워버리면 프리챌처럼 “누구인지 모르는 브랜드”가 된다. 성공한 브랜드는 ..

브랜드 흥망성쇠 (29) 부활 타이밍의 중요성

1. 타이밍은 모든 부활 전략의 시작점이다브랜드 부활에서 가장 간과되기 쉬운 것은 바로 ‘언제 돌아올 것인가’다. 하지만 타이밍은 부활의 절반이다. 너무 이른 복귀는 시장과 소비자가 아직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자충수가 될 수 있고, 너무 늦은 복귀는 감성 자산의 소멸로 이어진다. 실제로 많은 브랜드가 “우리 브랜드를 기억하는 사람이 이제는 없다”는 판단 아래, 늦은 시점에 돌아와 아무 반응도 받지 못하고 사라졌다.반대로, 너무 빨리 돌아온 브랜드는 ‘과거 실패에 대한 정리’ 없이 서둘러 복귀해 신뢰를 회복하기는커녕, 또 다른 실패를 반복하는 경우가 많다. 싸이월드의 초기 복귀 시도는 서버 복구 문제와 미완성된 서비스 제공으로 신뢰를 잃었고, 이후 리런칭에도 부정적인 인식이 따라붙었다. 즉, 브랜드 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