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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흥망성쇠 (8) 보루네오 가구 케이스에서 배워야 할 점

fresh-info 2025. 4. 30. 04:33

브랜드 흥망성쇠 (8) 보루네오 가구 케이스에서 배워야 할 점

 

1. 한 시대를 풍미한 보루네오가구 – 국민 브랜드의 몰락

 

보루네오가구는 1971년 설립 이후, ‘중산층의 가구’라는 이미지를 바탕으로 1980~90년대 한국 가구 시장을 지배했다. 합리적인 가격, 무난한 디자인, 내구성 좋은 품질 덕분에 침실, 거실, 사무용 가구까지 전방위적으로 제품을 공급했다. 한때 가정집에서 사무실, 학교까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브랜드였고, "가구는 곧 보루네오"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브랜드 인지도와 대중성이 높았던 만큼, 중장년층에게는 여전히 기억에 남아 있는 이름이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시장 환경이 급변하면서 보루네오가구는 빠르게 하락세를 탔다. 새로운 감성 가구 브랜드들의 등장, 이케아와 같은 글로벌 기업의 진출, 온라인 유통 플랫폼 확대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서 보네오는 점점 시장에서 잊혀져 갔다. 제품 디자인은 트렌드에 뒤처졌고, 브랜드 마케팅 역시 시대 흐름을 따라가지 못했다. 결국 2013년 기업 회생 절차에 들어가며 사실상 ‘망한 브랜드’로 평가받게 되었다.


2. 재기 시작의 신호 – 사업 구조 재편과 신규 투자자 유치

보루네오가구의 부활은 극적인 내부 구조 재편에서 시작되었다. 기업 회생 절차 이후 2015년부터 인수합병이 추진되었고, 2017년에는 새로운 투자자들이 유입되며 체질 개선에 속도가 붙었다. 과거의 대량 생산·대리점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온라인 중심 판매 구조로 전환하고, 제품 라인업도 단순 기능 위주에서 라이프스타일 기반의 디자인으로 개편하기 시작했다. 브랜드 이미지를 아예 리셋하겠다는 시도였다.

 

무엇보다 브랜드 부활의 핵심은 ‘과거에 머물지 않겠다’는 명확한 메시지였다. ‘보루네오=올드하다’는 인식을 벗기 위해 제품명을 재구성하고, 기존 고객층이 아닌 1-2인 가구를 겨냥한 슬림한 가구 시리즈를 내세우며 시장 진입 전략을 바꿨다. 동시에 온라인 채널을 활용한 세일즈 전략, SNS를 활용한 감성 마케팅 등으로 신세대와의 접점을 확대했다. 조직 구조도 20~30대 인재 중심으로 개편되면서 내부 분위기 자체가 젊어졌다.


3. 브랜드 리뉴얼 전략 – 레트로가 아닌 리디자인

보루네오가구는 단순히 과거를 복원하는 ‘레트로 전략’이 아닌, 과거의 신뢰는 유지하되 형태는 철저히 바꾸는 ‘리디자인 전략’을 선택했다. 이들은 자체 생산 공장을 유지하면서도, 외부 디자이너와 협업하거나 유행하는 모듈형 가구를 도입하는 등 새로운 스타일을 빠르게 반영했다. 브랜드 로고, 제품 패키지, 웹사이트 디자인도 전면적으로 바꾸며 세련된 이미지를 구축했고, 고객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가격과 품질의 균형에도 집중했다.

 

특히 2020년 이후 보네오는 스마트 오피스, 협소 공간용 가구, 반려동물과 공존 가능한 가구 등 실용적이고 구체적인 소비자 니즈를 충족시키는 라인업을 선보이며 실질적인 수요를 자극했다. 브랜드가 지닌 이름값에만 기대지 않고, 고객이 실제로 “이 제품이 필요하다”고 느끼게 만든 점이 중요했다. 그 결과 2022년부터는 B2B 수주도 늘었고, 오프라인 입점 요청도 재개되며 시장에서 점차 존재감을 회복해 나가고 있다.